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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프렌치 페러독스와 플러스 알파 효과

SaintShin 2022. 10. 10. 21:31

1979년 몇사람의 학자들이 허혈성 심장병에 대한 흥미로운 역학조사를 발표하였다. 18개 선진국을 골라 55세에서 64세의 사람들을 표본으로 조사를 해 보니까, 심장병 사망률과 국민소득, 의사와 간호사의 비율, 지방 섭취량 등은 별 관계가 없고, 알코올 소비량과 특히 포도주 소비량이 많은 나라일수록 심장병에 의한 사망률이 낮다는 점이 구체적인 통계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허혈성 심장 질환에 포도주에 있는 알코올 이외의 어떤 성분에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알코올 특히 포도주와 혈중 지방, 혈소판 응집 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포도주의 이러한 효과를 실험하는데는 술을 마시게 해야 한다는 윤리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토를 달았다. 그리고 포도주에 어떤 성분이 있다면, 이를 따로 분리하여 약으로 만들어야 하며, 이 약은 아주 먹기에 좋을 것이라는 말까지 곁들이면서, 포도주 종류별로 상대적인 좋은 점에 대해서 알려주지 못한 점을 아쉬워 했다.

그 뒤에도 심장병과 알코올 또는 포도주의 관계를 설명하는 발표가 이어졌지만,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1991년 이른바 ‘프렌치 패러독스’라는 것이 미국의 텔레비전에 소개된 다음부터이다. 프랑스 사람의 지방 섭취량은 미국 사람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비슷한데, 심장병 사망률은 미국의 경우 인구 10,000명당 182명인데 비해 프랑스는 102-105명 정도로 낮게 나타난 것이다. 특히 포도주가 많이 생산되는 프랑스 남쪽 도시 투루즈는 다른 프랑스 지방에 비해 더 낮은 78명 이었다. 이 때문에 이 방송이 나간 다음부터 미국에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적포도주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관상동맥경화증과 같은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큰 사망 원인으로 사망자수의 1/3을 차지한다. 때문에 심장병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높은 편인데, 미국 사람들은 프랑스 사람보다 술도 적게 마시고 운동도 더 많이하는데 사망률이 더 높다고 하니 미국사람들로서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즉 상식적으로 상반된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 현상을 ‘프렌치 패러독스’라고 한 것이다.

 

포도주에는 플러스 알파가 있다..

이 ‘프렌치 패러독스’라는 말이 퍼지면서 포도주의 심장병에 대한 효과를 증명하는 여러가지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1992년 의학잡지 <란셋(Lancet)>에는 두사람의 프랑스 학자가 조사한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포도주, 알코올, 혈소판 그리고 프렌치 패러독스의 관계를 설명하였다. 이들은 지방 섭취량과 관상동맥질환의 사망률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WHO의 데이터를 인용하면서, 프랑스 몇 몇 도시는 지방 섭취량이 높지만 관상동맥질환의 사망률은 낮다는 ‘프렌치 패러독스’를 설명하고, 알코올도 그렇지만 포도주를 섭취하면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더 줄어든다고 했다. 포도주는 주로 식사 때 섭취하므로 흡수가 늦어지며 그 효과도 오래 지속되어, 혈소판 응집작용이 가장 활발할 때 이를 방해한 것 같다고 하면서, 포도주가 다른 술에 비해 더 뛰어난 효과를 가지고 있는 점은 앞으로 연구가 더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또 샌디에고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도 이와 비슷한 조사를 한 바 있는데, 1965년부터 1988년까지 21개국의 1인당 지방, 과일, 채소, 술 그리고 포도주 섭취량과 관상동맥 심장질환의 사망률에 대한 상관관계를 발표하였다. 이들은 결론적으로 포도주는 관상동맥질환의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식품이며, 아울러 과일이나 채소 소비량도 관상동맥질환의 사망률을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그리고 알코올 소비량이 많은 나라일수록 관상동맥 심장질환의 사망률이 낮아지지만, 포도주의 효과가 더 낫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포도주 섭취량과 전체적인 사망률의 상관관계는 희박하며, 과음은 수명을 단축시키지만 적당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더 오래 사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알코올은 개인에 따라 위험수준과 혜택을 보는 수준이 다르므로, 알코올을 심장병 방지하기 위해 대중 건강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적당량의 포도주를 섭취하는 것이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수많은 역학조사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적당량의 알코올은 HDL의 양을 늘이기 때문에 술을 적당히 마시는 사람이라면 동맥경화증의 위험이 줄어들지만, 포도주의 어떤 성분이 어떻게 작용하여 다른 술 보다 효과가 더 뛰어난지 알 필요가 있다. 그런데 포도주는 일반 알코올보다 그 효과가 2배정도 뛰어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또 유명한 클라츠키 박사도 포도주를 마시는 사람은 다른 술 을 마시는 사람에 비해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낮게 나타난다고 했다. 위 두가지 연구에 의하면, 포도주에는 특별한 혜택을 주는 어떤 것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연구는 포도주와 관상동맥질환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 관심도를 높이고, 포도주의 어떤 성분이 어떻게 심장질환에 작용하는지를 밝히는 계기가 되었다.

네델란드에서 이 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하였는데, 이들은 1960년 40세에서 59세의 남자 878명을 대상으로 1985년까지 식품 중 플라보노이드 즉 페놀 화합물의 양을 조절하여 섭취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1,266명의 남자와 비교, 조사하여, 노인의 관상동맥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페놀 화합물의 섭취로 감소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식품 중 페놀 화합물에 대해서도 상당한 연구를 하여, 28종의 채소와 9종의 과일에서 페놀 화합물을 종류별로 분리하여 측정하였다. 포도주는 이러한 페놀 화합물이 어느 식품보다 더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학자들은 어떤 페놀 화합물이 포도주에서 효과적인지 밝히려고 노력하였는데, 특히 레스베라트롤과 플라보노이드(페놀 화합물의 주종을 이루는 물질)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다.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최근에 이루어졌으며, 1992년 최초로 그 구조가 밝혀졌다. 학자들은 이 물질이 혈소판 응집을 방해하며, 고지혈증 쥐의 지방함량을 감소시키고 LDL 산화를 방지하는 것으로 밝혔다. 또 플라보노이드를 비롯한 많은 양의 페놀 화합물은 대부분 항산화제로서 LDL의 산화를 방지하고, 실제로 동물실험에서도 동맥경화증을 늦추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즉 포도주의 플러스 알파 효과는 이러한 페놀 화합물에서 나온 것으로, 이 항산제의 LDL의 산화방지 능력은 비타민 E(토코페롤)와 비타민 C, 카로틴(비타민 A로 변함)등 항산화제보다 약 5배의 항산화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발표가 나와 심을 끌고 있는데, 이 정도의 항산화 효과라면 항암효과도 있다는 것이 최근 역조사를 비롯하여 그 가능성이 증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