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오프닝 따라 2분기부터 국내도 낙수효과 기대
산업 중간재서 원자재·소비재로 수혜 종목 변화
투자보다 내수 택한 중국, 리오프닝 효과 제한적일 가능성도
“중국 경기 민감한 분야는 계속 주목해야”
독.프.스.이, EU와 별개의 이중적 친증국 행보
올 1~2월 중 중국 경제활동과 관련한 주요 경제지표에서 리오프닝 효과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종료한 양회에서 확인된 중국 정부의 경제부양 의지에 따른 정책적 지원도 내달쯤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경기 재개는 아직은 불균형적이나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 기조 속 투자와 소비를 중심으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리오프닝 효과가 먼저 나타난 것은 투자 부문이다. 1~2월 중국 실물지표에 따르면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대비 5.5% 상승해 시장예상치인 4.5%를 상회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프라 및 제조업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부동산 투자 역시 2년여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소비 회복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으나 팬데믹 이전 추세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중국의 1~2월 소매판매는 전년대비 3.5%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소비 개선세가 상품(2.9%)보다 외식 서비스(9.2%)에 편중됐으며, 여전히 자동차, 전자기기 등 내구재 소비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생산의 경우 공장 가동 정상화로 전년비 2.4% 상승하며 이전치대비 개선됐으나 예상치(2.6%)를 소폭 하회했다. IT, 자동차 등 제조업 산업 경기 부진 여파 및 춘절 연휴에 따른 생산인력 복귀 지연 등이 원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에는 경기부양 정책 덕에 국내 수출 경기가 수혜를 받았으나 현재 한중 경제 구조가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서 경쟁적 관계로 달라진 탓이다. 한국 대중수출의 70%가량을 차지했던 중간재 대신 원자재나 소비재 등이 먼저 수혜를 입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중국 경제 정상화로 한국에도 낙수효과가 기대되지만 과거와는 수혜분야는 달라질 수 있다.
증권가 역시 중간재보다는 원자재 혹은 소비재 관련주에 주목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중국 리오프닝에 따라 반도체, 전기전자, 음식료·담배 분야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화학, 엔터·미디어, 패션 등도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철강·비철금속 등은 추세적 개선이 불확실한 만큼 중국 정책 등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정현 (seiji@edaily.co.kr) /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독일, 스페인 이어 프랑스 마크롱까지…유럽은 왜 중국에 손 내미나
입력2023.04.09. 오전 4:45 수정2023.04.09. 오전 5:17
유럽 주요 국가들과 중국 간 관계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경제 사절단을 대거 이끌고 중국을 방문, 시 주석의 환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중국을 찾았다. 또 이번달 마크롱 대통령에 이어 5~6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시 주석을 만날 예정이다. 이들은 EU 정상 회담 같은 자리에선 중국의 인권 문제, 타국에 대한 고압적 태도를 비판하고 중국의 러시아 지원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한다.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중국은 파트너”라고 하고,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결별)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한다.
유럽 국가들이 이렇게 이중적 태도를 보이며 중국에 손을 내미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중국과 뗄레야 뗄 수 없을 만큼 깊게 얽힌 경제 문제 때문이다. 지난해 EU 수출액에서 중국의 비율은 10%로 미국(22%) 다음이다. 특히 수입액은 중국이 23%로 미국(13%)을 크게 앞지르는 1위다. 현재 유럽에서 소비되는 공산품은 35% 이상이 중국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의 제조업 상당수가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자국 브랜드인데도 중국산인 경우가 흔하다. 게다가 희토류 등 전략적 원자재에 대한 유럽의 중국 의존도는 90%에 달한다. 중국이 유럽 기업들의 공급망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과 관계가 악화하면 유럽 역시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중국과 프랑스는 서로 ‘선물’도 주고 받았다. 중국은 유럽 에어버스의 항공기 160대, 헬리콥터 50대를 사들이는 수십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프랑스전력공사(EDF)와 해외 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함께 하기로 했다. 또 프랑스 알스톰(Alstom)의 각종 산업 장비도 구매키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방중에 데리고 간 기업들이다. 반대로 프랑스 선사 CMA-CGM은 중국 조선사 중국선박그룹에 4조원 대의 컨테이너선 16척 발주를 했고, 에어버스는 중국 천진 공장에 추가 투자를 하기로 했다.
유럽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 간 관계 악화로 중국은 지난해 11월 숄츠 독일 총리의 방중 기간에도 에어버스 여객기 140대를 구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무역 분쟁이 시작된 2018년 이후 보잉의 중국 매출은 급감하고, 그 빈 자리를 에어버스가 모두 채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이 지난해 9월 보잉사의 ‘하푼’ 미사일을 대만에 판 이후 중국의 ‘보잉 따돌리기’는 더욱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은 이를 ‘전략적 자율성’이라는 개념으로 합리화하고 있다. 미국과 반드시 100% 일치하는 행보가 능사가 아니며, 유럽이 미국과 차별화된 입장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세계 정치·경제의 큰 틀에서 더 바람직하고, 유럽에도 더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에 있어서 서방의 단일 대오를 추구하면서, 중재자의 역할도 놓지 않겠다는 것도 비슷한 발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더 나아가 “러시아, 중국과 끊임없이 대화(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그렇지 않는 것보다 문제 해결에 훨씬 낫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함으로써 유럽 안보에 직접적 악영향을 미치지 않은 한, 중국에 대한 유럽의 이중적 행보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독일마샬재단(GMF)은 전망했다. 중국은 이를 이용해 미국에 대해서는 강대강 대치를 하는 반면, 유럽 국가에는 지속적으로 손을 내밀면서 고립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에 대한 ‘갈라치기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유럽 내에서도 이런 상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 주간지 르푸앙은 “프랑스와 유럽이 시진핑이 놓은 ‘덫’에 빠지는 것일 수 있다”며 “중국 견제 약화는 더 큰 국제 정치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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