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마다 반(反)미 정부가 돌아오는데 한국을 밀어주겠습니까?”
TSMC가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이었던 삼성전자를 제친 데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자주 간과되는 것이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지원과 한국의 외교 실책입니다.
2024년 8월 2일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475조원(우선주 포함)로 같은 기간 TSMC의 시총은 1125조원으로 삼성전자의 2배를 훌쩍 넘어서고 있습니다.
2019년까지 TSMC의 시총은 300조원 안팎으로 삼성에 적수가 되지 못했습니다. 2010년 시총은 50조원 수준으로 삼성의 입장에서 ‘먼지 같은 존재’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전략적으로 TSMC를 밀어주고, 삼성전자를 홀대했다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공산 진영에 접한 동맹을 전략적으로 키우는 전략을 썼습니다. 1950년대 일본이 고속 성장에 돌입했고, 한국과 대만이 1970년대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거대한 자국 시장을 개방하는 방식으로 성장을 지원했다”라며 “미국의 뒷배가 없었다면 삼성 현대 LG가 글로벌 기업으로 크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2015년경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이 ‘일대일로(중국판 실크로드)’를 통해 밖으로 확장하면서, 최전선에 있는 대만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습니다.
때마침 2017년 한국에서는 ‘균형외교’를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5년간 문재인 정부는 미국 핵심 동맹인 일본과 대립하고 공산권과 가까워지는 정책을 폈습니다. 동시에 노조를 키우고, 기업의 활동을 제약하는 ‘문재노믹스(문재인+노믹스)’를 폈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의도적으로 배제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AI용 메모리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엔비디아 납품이 지연되는 것이 사례로 꼽힙니다. 삼성보다 기술력이 한참 뒤지는 마이크론은 일찌감치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을 통과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AI가속기는 TSMC가 조립을 맡고 있는데, 품질검증 과정에서 TSMC가 삼성에 높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TSMC는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의 생산 전부 도맡아 합니다. TSMC가 없으면 미국 IT 산업이 마비된다는 말이 과장이 아닙니다.
TSMC는 대만을 지키는 ‘아이언돔’으로 불립니다. 업계 관계자는 “TSMC가 있는 대만은 미국의 핵심 요충지기 때문에 중국 침공으로부터 어떻게든 지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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