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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트럼프 관세’보다 더 경계하는 돼지고기 가격하락

SaintShin 2026. 4. 5. 08:37

돼지고기, 중국 육류 소비의 60% 이상
돼지고기 가격 하락 지속... 中정부 고민 깊어져
2018년 이후 대기업형 양돈장 늘어 공급 과잉
6층짜리 21개동 지어 돼지 年 210만마리 사육하는 곳도
공급과잉·내수부진 문제와 맞물려 디플레이션 우려 커져

하늘에서 내려다 본 중국 무위안식품의 아파트형 양돈장. 중국 허난성 난양시 네이샹현에 자리잡고 있는 이 저층 아파트형 양돈장은 6층짜리 21개동으로 이뤄져 연간 돼지 210만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 중국 신화통신 홈페이지 캡처
중국 후베이성 어저우시에 지어진 무위안식품의 26층짜리 고층 아파트형 양돈장. 2개 동으로 지어진 양돈장에서는 연간 돼지 120만마리를 사육한다. ⓒ 중국 신화/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홈페이지 캡처

중국인들의 돼지고기 사랑은 퍽 유별나다. 중국 라오바이싱(老百姓·서민)들이 ‘츠러우’吃肉·고기를 먹다)라고한다면 그들이 먹는 것은 소고기도, 양고기도 아닌 돼지고기를 뜻한다. '고기는 곧 돼지'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다. ‘돼지고기와 식량이 천하를 평안하게 한다’(猪糧安天下)'는 말이 회자되고 있을 만큼 돼지고기는 중국인에게 주식이나 다름없다.

중국인들은 육류 소비의 60% 이상을 돼지고기로 채우고 있다. 이는 연간 1인당 40kg 정도나 된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약 10%)이 워낙 큰 만큼 돼지고기 가격 하락은 전체 물가지표 하락으로 이어지는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돼지고기 가격이 요동칠 때마다 비축량을 조절하며 가격을 통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소비자물가의 바로미터(척도)’로 불리는 돼지고기 가격이 자유 낙하하면서 중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공급과잉과 내수부진만으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마당에 돼지고기 가격마저 가파른 하향곡선을 타면서 디플레이션(물가 수준의 지속적 하락)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돼지고기 가격 폭락의 ‘주범’은 공급 과잉이다. 지난 몇 년간 기업형 대규모 양돈장이 급속히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8년 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창궐한 이후 소규모 농가가 줄어든 자리를 대형 기업들이 채우면서 생산능력이 급증한 까닭이다. 2018년 중국에서 ASF가 발병했을 당시 중국 정부는 돼지 100만마리를 살처분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2020년까지 실제로는 100배나 많은 1억마리 가까이 살처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면에는 연간 3000만마리의 돼지를 사육·도축하는 ‘아파트형 양돈장’이 자리잡고 있다. 최대 26층 규모의 다층 양돈장을 건설해 연간 100만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경우도 있다. 중국에는 100만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양돈 기업만도 39개사에 달한다.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이후 전통적인 소비 비수기에 접어든 데다 경기침체 여파로 외식 수요가 더 얼어붙었다. 그 결과 돼지고기 가격 대비 사료 가격 비율이 5대 1 미만으로 내려 양돈 농가들은 팔수록 적자를 보는 구간에 진입했다. 통상 5대 1 비율은 양돈 농가의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진다.

이에 당황한 중국 정부는 돼지고기 가격 안정화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돼지 가격이 과도하게 하락했을 때 내리는 '1급 경고'를 발령했다. 중국 당국은 가격 하락세를 막기 위해 중앙 비축육을 사들이는 한편, 강도 높은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농업농촌부는 번식용 암퇘지 사육 목표치를 기존 3900만 마리에서 3650만 마리로 7.8% 하향 조정했고 연간 도축량 목표치도 낮췄다. 이와 함께 도축 체중을 엄격하게 관리하며, 연간 생산 등록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동안 권고 수준에 머물렀던 감산 정책을 보다 강한 규제로 전환해 공급을 강제로 억제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