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신은 전지전도도가 기존 전극소재인 그래핀 대비 10배 이상 높아 2차 전지의 전극에 활용하면 용량은 늘리고 충전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 전자파 차폐능력이 뛰어나 자율주행자동차나 웨어러블 기기들의 부품에 널리 쓰일 수 있는 차세대 소재이다.
맥신(Mxene)은 2011년에 처음 발견된 2차원 평면구조를 가지는 세라믹 물질로, 전이금속에 탄소 또는 질소가 결합되어 있는 원자 두께의 층으로 구성된 신물질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맥신은 전이금속에 의한 금속성질(전도성)을 가지면서도 말단에 존재하는 수산화기나 산소로 인해 친수성을 띄는 특이한 물질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맥신은 MAX라고 불리는 결정성 물질로부터 만들어집니다. MAX라는 결정성 물질은 Mn+1AXn의 실험식을 가지는 육방정계의 층상 구조형 탄화물 또는 질화물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M은 전이금속, A는 13족 또는 14족 원소, X는 탄소나 질소이며 n은 1에서 4 사이의 정수입니다.
참고: MAX Phase (결정상)
전이금속과 13 또는 14족 원소와 탄소 또는 질소로 구성된 화학식 Mn+1AXn의 물질을 화학식의 형태를 따서 MAX라고 부릅니다. 이 MAX 결정은 층상구조를 가지는데 세라믹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연성이 있어 기계적인 가공이 가능하고 열과 전기 전도성이 우수합니다. 가공을 위해 형태를 변형하면 층상구조가 서로 미끌리며 박리가 일어나는 독특한 특성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특성은 일반적으로 금속 물질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세라믹 소재들과는 달리 맥신은 우수한 전도성과 우수한 에너지 저장 특성을 보여 전자재료, 에너지 저장 및 의약품 분야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는 물질입니다. 이는 전이금속과 질소 또는 탄소로 구성된 화학적 조성과, 2차원 분자의 시트 형태를 가지는 구조적 특징 때문입니다.
맥신이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우수한 성질을 가지기도 했지만 또 한가지 특이한 것은, 다양한 M(전이금속)과 A(13족 또는 14족 원소), X(탄소 또는 질소)의 다양한 조합을 통해 수백가지 종류의 서로 다른 맥신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많은 종류의 맥신이 존재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맥신(Mxene)의 발견
2차원 구조를 가지는 그래핀이나 이황화 몰리브덴과 같은 물질들은 기존의 3차원 소재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하고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2차원 물질의 발견에 힘입어 많은 연구자들이 다양한 종류의 2차원 물질을 만들고 그 특성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렇지만 2차원 구조를 가진 소재의 원료는 비싸거나 만드는 방법이 복잡하여 새로운 응용분야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맥신(Mxene)의 전구체인 MAX는 새로운 물질이 아닙니다. MAX는 과거부터 오랜기간 연구되어 왔으며 다양한 특성을 가진 3차원 구조의 탄화물, 질화물 및 탄질화물이 합성되었습니다.
MAX 중 티타늄-알루미늄-탄화물(Ti3AlC2)에 대해 연구하던 드렉셀 대학의 연구진들은 이 분말을 불산(HF, 불화수소산)에 넣었더니 알루미늄 원자만 선택적으로 불산에 녹아 박리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즉, 불산을 통한 선택적 에칭을 통해 3차원의 MAX 구조를 가지는 티타늄-알루미늄-탄화물이 그래핀과 유사한 2차원의 평면구조를 가지는 티타늄 탄화물 나노시트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맥신의 첫 발견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2011년 유명한 과학 저널인 Advanced Materials에 개제되어 2차원 나노결정인 맥신의 발견을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맥신(MXene)의 제조법
앞서 맥신의 발견에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맥신은 층상구조를 가지는 MAX 결정에서 알루미늄, 즉 A를 선택적으로 제거하여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선택적인 에칭 공정을 통해 원자 몇개 수준의 두께를 가진 맥신으로 분리가 됩니다.
가장 먼저 맥신을 발견했던 드렉셀 대학의 2011년 초기 불산을 이용하던 공정 기술을 개선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염산과 불산을 이용해 벌크 상태의 MAX 결정에 존재하는 알루미늄 층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티타늄 탄화물만 따로 회수하여 맥신을 제작했습니다. 이 방식으로 만들어진 독립형 티타늄 탄화물 맥신은 3개의 티타늄 층에 탄소가 결합되어 총 5개 원자 두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이금속과 13, 14족 원소, 탄소 또는 질소의 조합을 통해 백만가지 이상의 맥신시 존재할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 화학적으로 안정한 상태로 존재하는 맥신의 종류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현재 연구자들은 수백만개의 맥신 후보 물질 중 조합 중 형성에너지가 낮은 원소들의 조합을 찾아 안정성이 높은 맥신의 구성원소를 찾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맥신(MXene)의 특성 및 응용
맥신의 발견 이후 맥신의 특성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를 통해 맥신이 전자파를 차단하며 물을 정화하고 심지어 박테리아의 통과를 막을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최근 연구결과 맥신은 화학적 안정성 뿐 아니라 물리적인 내구성이 뛰어나며 가장 튼튼한 재료임이 밝혀졌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맥신의 응용 분야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전극이나 슈도커패시터 등과 같은 에너지 저장 소재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또한 그래핀, 클레이와 같이 소재의 강화를 위한 복합재로 첨가하는 것이며 촉매 또는 필터 재료로도 응용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래에는 각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적용사례입니다.
수처리 분야(담수화 및 폐수 처리)
맥신은 담수화 및 폐수처리와 같은 수처리 분야에서 적용 가능성이 높은 물질입니다. 맥신 중 하나인 Ti3C2는 높은 효율로 태양광을 물을 증발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Ti3C2와 폴리스티렌 단열재를 이용하여 유연한 멤브레인을 만들고 이를 물 위에 띄워서 활용할 수 있는 수처리 시스템에 적용해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자연 상태의 태양광을 이용해서 약 84%의 효율로 물을 증발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배터리 및 에너지 저장 분야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특정 맥신의 층을 완전히 분리시키면 배터리의 양극소재로 사용하기에 매우 우수한 충전용량을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최근 한 연구팀에서 유기 분자를 이용해 각 층을 완전히 분리시킨 맥신을 필터에 여과시켜 마치 종이와 같은 얇은 전도성 맥신의 필름을 만들었습니다. 이 필름을 배터리 전극으로 활용한 결과 기존 맥신 재료의 리튬 이온 용량 대비 4배나 우수한 리튬 이온 용량과 빠른 충방전속도, 우수한 사이클 특성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찰전기 발전기
과학자들은 맥신이 마찰로 낭비되는 기계적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는 마찰전기 발전기용 소재로 활용될 수 있음을 알아내었습니다. 맥신은 전기전도성이 우수할 뿐 아니라 다른 소재와 접촉할 때 전자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이를 이용해 걷거나 타이핑을 할 때와 같은 일상 생활에서 근육의 운동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마찰전기 발전기로 유용히 활용할 수 있었으며 웨어러블 장치 또는 기타 저전력 휴대장치의 자체 전원 공급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도성 코팅
맥신의 우수한 기계적 성능을 이용해 굽히거나 심한 변형이 있는 상황에서도 전기 전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전도성 코팅 재료의 개발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맥신은 층상구조를 가지는 물질이기 때문에 물리적 변형이 크더라도 맥신 입자들 사이의 접점을 유지해 우수한 전기 전도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에 기반하여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실제로 이 연구를 통해 유연성이 있는 폴리머를 비롯해 실리콘 엘라스토머, 나일론 섬유같은 고분자 재료는 물론 유리나 실리콘과 같은 세라믹 재료에 대해서도 높은 전기 전도성을 가지는 코팅이 가능했습니다.
센서
맥신은 지금까지 알려진 물질 중 기체에 대해 가장 민감한 전기화학적 반응을 보이는 물질입니다. 맥신을 이용하면 기존의 소재로 감지할 수 없었던 아주 낮은 농도의 기체들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맥신은 현재 궤양 또는 당뇨병과 같은 질병의 진단에 사용되는 기존의 화학 센서 대비 훨씬 적은 농도의 가스(암모니아 또는 아세톤)를 감지할 수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우수한 가스 감지 특성은 맥신의 구조적 특성에 기인합니다. 맥신은 다공성 구조로 만들 수 있고 2차원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비표면적이 넓고 기체 분자가 맥신 표면을 따라 움직이기 용이합니다. 또한 표면 특성에 따라 특정 가스에 대한 우수한 흡착성과 선택성을 보여줍니다.
-----------
꿈의 물질이라는 맥신에 대해 (송복규 기자)
과학자들도 당황한 맥신 열풍...“꿈의 물질 맞지만 상용화 멀었다”
주식시장 달군 맥신, 카멜레온 같은 매력이 특징
합성에 따라 높은 전기전도성과 친수성 가져
“발견된 지 불과 13년…근미래에 큰 변화 없을 것”
◇금속·알루미늄·탄소의 조화로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맥신
맥신은 2011년 우크라이나 출신의 유리 고고치(Yuri Gogotsi) 미국 드렉셀대 재료공학부 교수가 우연히 발견한 신소재입니다. 맥신은 ‘맥스(MAX)’라는 돌처럼 생긴 세라믹 물질을 기반으로 만듭니다.
맥스란 금속을 의미하는 M, 알루미늄 A, 탄소 X를 합성한 것으로 자연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물질입니다. 맥스를 강한 산이 포함된 수용액에 넣으면 알루미늄 원소가 없어지고 일정한 구조를 갖는 1㎚(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수준의 2차원 물질이 만들어집니다. 수용액에 있는 산소와 불소 같은 작용기 분자는 맥신 표면에 남게 됩니다.
맥신이 주목받는 신소재가 된 건 조건에 따라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 같은 특성 때문입니다. 맥신은 합성하는 금속과 탄소 종류에 따라 성질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없어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구조체 모양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심지어 맥신을 만들 때 사용하는 수용액의 종류에 따라서도 성질이 달라집니다. 어떤 맥신은 자성을 띠기도 하고, 어떤 맥신은 전기전도성을 보여 반도체에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맥신 제조과정에 따라 만들 수 있는 종류가 수천에서 수만 개에 이를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저전력·고효율 기술시대의 필수 물질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으로 전자기기가 고도로 발전하면서 저전력과 고효율을 특징으로 한 소자 개발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물질로는 미래 기술이 요구하는 많은 데이터 처리량과 전송량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 반도체에 필요한 물질의 매장량과 채굴량에 한계가 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맥신은 과학기술계가 안고 있는 난제를 해결할 물질로 기대를 모읍니다. 비슷하게 주목받는 물질로는 ‘그래핀(Graphene)’이 있지만 구조와 물질의 유연성이 맥신보다는 부족합니다. 쉽게 레고 장난감에 비유하면 그래핀은 같은 색깔에 똑같은 블록만으로 물체를 만드는 것이고, 맥신은 다양한 색과 모양의 블록으로 물체를 만드는 겁니다. 그만큼 맥신이 다양한 종류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맥신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전기전도성과 친수성입니다. 또 크기도 ㎚ 수준으로 작아 반도체 소형화에도 유리합니다. 맥신을 완벽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다면 자연계에 희귀해 값이 비싼 희토류 대신 맥신이 전자기기와 전기차 내부를 채울 겁니다. 이 센터장은 “맥신이 개발되면 기존 제품들에서 발생하는 전자기파 장애도 해결된다”며 “저전력, 고효율 시대에 맥신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 멀다
과학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맥신이지만,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먼 게 현실입니다. 보통 과학계는 실험실 수준의 과학 기술이 상용화된 기술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50년으로 잡습니다. 맥신이 발견된 지 불과 13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상용화는 너무나 먼 셈입니다. 아직 맥신 합성에 따른 특성을 다 알지도 못하고, 사용 수명이 1년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성도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이 센터장을 중심으로 한 KIST 연구팀이 이달 17일 내놓은 연구결과는 눈여겨 봐야 합니다. 계산수학 전문가인 이 센터장은 맥신 표면의 분자 분포를 예측해 특성에 맞게 분류하거나 생산공정을 변경할 수 있는 맥신 분석법을 개발했습니다. 그동안 맥신 합성의 불확실성이 커서 원하는 맥신을 생산하기 어려웠다면, 이젠 KIST 연구팀이 개발한 분석법으로 원하는 맥신을 생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이 센터장은 상용화는 멀었다고 지적합니다. 오히려 지금처럼 맥신 관련 테마주가 요동치는 모습을 보고 안 좋은 이미지가 생길까 걱정했습니다. 그는 “연구자들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상용화가 앞당겨질 수 있지만, 적어도 1~2년 내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꿈의 소재인 건 틀림 없지만 상용화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Nanoscale, DOI: https://doi.org/10.1039/d2nr06409j
'비지니스 & 기술 > Life & Recycl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Hydrogen Rich Water (1) | 2022.10.1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