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특히 위염, 위궤양과 같은 위장질환으로 고생할 때가 많다. 밥을 먹어도 늘 더부룩하고, 때론 콕콕 찌르는 듯 통증이 생겨도 그저 참고 산다. 소화를 담당하는 중요한 장기인 위에서 염증이 서서히 생겨가고 있는데도, 얼굴에 난 뾰루지에게만도 못한 관심을 보이곤 한다. 일년 내내 ‘속 편하게’ 지내려면 이제부터라도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1. 규칙적인 식사와 소식을 해라
위 건강을 위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규칙적인 식사와 소식이다. 규칙적인 식사는 위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반면 불규칙한 식사는 위의 운동에 지장을 가져온다. 먹는 방법론에서 강조되는 것이 있다면 소식, 곧 적게 먹는 것이다. 노화 연구자들은 포식하는 것보다 조금 모자란 듯 먹는 것이 장수의 길이라고 말한다.
“위장의 8할만 채우면 장수한다”는 옛말처럼 소식은 소화기를 편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장수의 문을 열어주며 비만을 예방한다. 하루 세 끼를 평소 식사량의 80% 정도로 규칙적으로 섭취하되 오랫동안 천천히 씹어 먹는 것이 좋다.
2. 저염식을 생활화하라
‘뭐니뭐니해도 한국 음식은 맵고 짜야 제 맛’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장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 맵고 짠 음식은 만성적으로 위 점막을 자극해서 위 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을 일으키는 등 위장질환에 치명적이다.
밥상에서 소금기를 줄이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반찬을 만들 때는 먹기 직전에 간하는 것이 소금을 줄이는 한 가지 비결이 될 수 있다. 처음부터 간을 하면 식재료에 짠 맛이 다 배어 간을 세게 하게 되므로 결국 소금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된다. 국물을 만들 땐 소금 대신 멸치, 다시마를 충분히 넣어 충분히 우려내면 소금을 줄일 수 있다.
멸치와 다시마에는 나트륨과 함께 칼륨과 무기질이 함유돼 있어 소금의 보완 기능을 한다. 소금이나 장에 절여 만든 젓갈과 같은 절임 반찬류는 조금만 많아도 소금 섭취량이 많아질 수 있으므로 줄이도록 한다. 채소와 과일에 풍부한 칼륨은 나트륨 배설을 촉진시키므로 즐겨 먹는다.
3. 꼭꼭 씹어먹어라
위장질환 전문가들은 끼니마다 적어도 30분의 식사시간을 가지라고 권고한다. 또, 한번 입에 넣은 음식은 최소 20회 이상 골고루 씹어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음식을 잘 씹지 않으면 위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침의 분비가 줄어들어 소화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소화가 되지 않는다고 밥을 물에 말아 훌훌 넘기는 것은 위장을 망치는 지름길이라는 사실.
4. 금연하라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위암 발생률이 1.5배나 높다. 흡연은 위사의 분비를 증가시키며 췌장에서 나오는 알칼리의 분비를 감소시키고, 혈관을 수축시키는 등 궤양 치료를 방해하고 재발시키는 주범이다. 위 건강을 위해서는 금연은 필수적이다.
5. 회식을 자제하라
회식이 위 건강에 좋지 않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술이고, 다른 하나는 기름진 음식이다. 특히 회식자리에서는 음식이 채 나오기 전에 소주나 폭탄주를 돌릴 때가 많은데, 빈 속에 마시는 술은 위벽에 치명적일 수 있다. 알코올 흡수 속도가 빨라져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속하게 상승할 뿐만 아니라 위 점막을 자극해 급·만성 위염이나 위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또 회식자리에서는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다.
6. 카페인과 탄산음료를 멀리하라
커피의 카페인은 담배의 니코틴처럼 식도와 위장사이를 막는 밸브를 느슨하게 하고 위산과다, 위액역류 등을 일으켜 위장 질환을 악화시킨다. 탄산음료도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괄약근의 기능을 약화시켜 위산을 역류시킬 수 있다. 단, 녹차는 카페인 성분이 커피에 비해 적으며, 커피에는 없는 데오피린, 카테킨, 데아닌 등의 성분들이 카페인과 결합해 카페인의 활성을 억제하므로 위 건강을 크게 해치지 않는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