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기 일본소설 <도꾸가와 이에야스, 德川家康-한국엔 大望이란 제목으로 인기를 끌었었다>과 <쇼오군> <미야모도 무사시> <무사도> 등을 읽으며 중세 일본의 역사와 그 들의 도전과 응전에 대한 역사를 조금이나마 이해를 하면서 왜 같은 시기에 우리 나라는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라는 의문과 자조에 또 조금은 몇몇 옛 위정자들의 무지와 자기 보신을 탓한적도 있었다.
하물며 작금에 들어서도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 경제 각 분야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참 한심한 것들이 한 둘이 아니다. 매일 같이 정치권의 이합집산과 하마평을 보고 있자면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고 교육현실을 보면 벌써 10년 넘게 문제가 되고 있는 인성교육이냐 주입식 교육을 통한 입시전쟁이냐 등의 이슈들이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은 채 마치 전교조와 비전교조파들의 힘겨루기 처럼 진행이 되는 거 같고, 사회는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는 거 같고......
도대체 언제 이 나라의 지성인들이 제대로 된 나라를 일구어 내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존중받고 함께 힘을 모아 신세계를 ㅁ나들어 나갈 지 ....
마침 오늘 읽은 기사에 보니 전 외교부장관이던 분이 그와 관련된 글을 기재하여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어 이 곳에 옮겼다.
공로명 세종재단 이사장 "한국史 진솔한 성찰 할 때 됐다"
"100년 전 한 나라는 왜 신흥 근대국가로 흥륭(興隆)의 길을 걸었고, 다른 한 나라는 열강에 의해 골칫거리로 생각돼 피식민지배의 나락으로 떨어졌는지 진솔한 성찰을 할 때가 됐다. 우리의 민족감정이 일제의 비(非)도덕성을 용납할 수 없는 것과 같이 당시의 우리 역사에 대한 가감 없는 반성이 있어야 한다."
1990년대 외무장관을 지낸 공로명(78·사진) 세종재단 이사장이 식민지배를 초래한 100년 전 한국 역사에 대한 성찰을 촉구하고 나섰다.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정재정)이 4일 독도연구소 개소 2주년을 맞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하는 '근대 동아시아 국제질서와 한반도 100년: 성찰과 전망' 국제학술회의 기조강연에서다. 공 이사장은 미리 배포한 발표문 '조선의 몰락과 정치 지도력'에서 국권상실의 원인으로 지배층의 분열과 국제 정세에 대한 무지를 꼽았다.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를 만난 적이 있다. 1000년 로마 멸망의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서슴지 않고 로마 지배층의 내부분열이라고 답했다. 우리 역사에서도 고구려가 연개소문 아들끼리의 불화로 쉽게 멸망했던 고사(故事)가 있다. 가깝게는 구한 말 대원군과 명성황후 간의 내분이 조선의 사양화에 불을 질렀다고 하겠다."
공 이사장은 조선 지배층의 시대 변화에 대한 무감각이 병합을 초래했다고 비판한다.
일본 지도층이 세계 각국의 정세를 소개한 위원(魏源)의 '해국도지'(海國圖志)를 앞다퉈 읽으면서 부국강병과 개화에 앞장선 데 반해, 조선의 지도층이 이 책을 읽고 위기의식을 가졌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는 것이다.
서양 세력과 본격적으로 맞닥뜨리고도 한·일 두 나라의 대응은 달랐다.
일본은 막부 말기 영국·프랑스·네덜란드·미국 함대와 전쟁을 치른 뒤, 서양을 배척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개국으로 나선 데 반해, 조선의 대원군은 병인양요(1866), 신미양요(1971)를 치르고도, 쇄국 정책을 고집했다.
공 이사장은 "외세에 둔감했고, 구습에 젖어 있던 우리의 선인들은 그 대가를 자주권의 실권으로 치르게 됐다"고 했다.
주일(駐日)·주러시아 대사를 거친 공 이사장은 한국의 대표적 직업 외교관으로 손꼽히는 외교통이다.